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가 신입사원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 신입사원 안 뽑는 시대가 온다

by hankyoon 2026. 9. 10.

신입사원 안뽑는 시대
AI시대 사라지는 첫 일자리

 

AI가 직원을 해고하는 것보다 무서운 것 — 신입사원을 안 뽑는 시대가 온다

우리는 AI 시대의 일자리를 이야기할 때 흔히 이런 장면을 상상한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수많은 직장인이 해고되는 시대.”

그런데 현실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변화가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업이 기존 직원을 대규모로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신입사원을 적게 뽑는 것이다.

이 변화는 뉴스에 크게 등장하지 않는다.

대규모 구조조정처럼 하루아침에 수천 명이 회사를 떠나는 것도 아니다.

올해 신입사원 100명을 뽑던 회사가 내년에 80명을 뽑고, 그다음에는 60명을 뽑는 식으로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청년에게는 어쩌면 대량해고보다 더 무서운 변화일 수 있다.

직장을 잃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 들어갈 기회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상한 현상

2026년 9월 3일 한국은행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누가 경력 사다리를 옮겼나? AI와 한국의 청년 근로자’

한국은행은 국민연금 가입자 자료와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이용해 AI 확산과 청년고용의 관계를 분석했다.

결과는 상당히 눈에 띈다.

2022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청년층 고용은 28만 5천 명 감소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26만 8천 명, 약 94%가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감소​했다.

특히 감소 폭이 컸던 업종은

정보서비스 -31.4%

출판업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 -16.6%

전문서비스 -11.6%

등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산업에서 50대 고용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다.

AI가 모든 연령대의 일자리를 똑같이 줄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왜 AI는 신입사원에게 먼저 영향을 줄까?

이유를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다.

회사에서 신입사원에게 처음부터 가장 중요한 전략을 결정하게 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비교적 정형화된 업무부터 맡긴다.

자료 조사, 보고서 초안 작성, 회의록 정리, 데이터 정리, 번역, 시장조사,

간단한 디자인, 기초 코딩, 고객 문의 대응, 문서 요약, 프레젠테이션 초안 작성.

그런데 지금 생성형 AI가 빠르게 잘하게 된 일이 무엇일까?

놀랍게도 상당수가 바로 이런 업무다.

한국은행 역시 AI가 규칙화되고 정형화된 업무를 상대적으로 쉽게 대체하며, 이런 업무가 청년·초급 근로자에게 많이 배정되는 특성​을 지적해왔다.


과거에는 신입 10명이 필요했다면

예를 들어 회사의 한 팀을 생각해 보자.

과거에는 팀장 1명, 경력직 5명, 신입 4명이 필요했다고 가정해 보자.

신입들은 자료를 조사하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보고서 초안을 만들었다.

경력직은 그것을 검토하고 판단했다.

하지만 AI가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경력직 직원 한 명이 AI를 이용해 과거 신입사원이 하던 자료조사와 초안작성을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그러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신입을 예전만큼 많이 뽑아야 할까?”

기존 직원을 해고하지 않아도 된다.

신규채용 숫자만 줄이면 된다.

그래서 AI 시대의 일자리 변화는

‘사람 > AI’라는 단순한 대체보다

‘ 과거 경력직 + 신입 여러 명의 업무 > 경력직 + AI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자동화형 AI’에서 청년고용 감소가 더 컸다

한국은행의 최신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다.

AI를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고용 결과가 달랐다는 것이다.

AI를 사람의 업무를 자동화(automation)​하는 방향으로 많이 활용하는 산업에서는 청년고용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AI가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는 증강(augmentation) 방식으로 활용되는 산업에서는 청년고용 감소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 차이는 앞으로 매우 중요하다.

AI를 도입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AI를 사람 대신 사용하는가, 아니면 사람이 더 잘 일하도록 사용하는가

가 일자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더 안전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AI 시대에는 고학력 사무직도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2년 11월 이후 청년층 가운데 대졸 이상 실업률은 평균 7.0%, 대졸 미만은 5.4%로 나타났다.

1.6% 포인트 차이다.

그 이전에는 두 집단의 실업률 차이가 크지 않았다.

AI가 육체노동보다 사무직·전문직 업무에 먼저 깊숙하게 들어오면서 과거와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전부 AI 탓이라고 하면 안 된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있다.

청년 취업난의 원인이 전부 AI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행도 최신 연구에서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최근 청년고용 감소가 AI 때문에 발생했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이 분석만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다른 요인도 존재한다.

코로나 시기 과잉채용의 정상화, 기업의 경력직 선호, 수시채용 확대, 기업 내부교육 감소, 경기 상황, 원격근무 확산,

그리고 기업의 비용절감 압력까지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은 AI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은행은 2025년 연구에서도 기업 채용이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이동하고 경력직 선호가 높아지는 현상이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AI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좁아지고 있던 신입사원의 문을 AI가 더 빠르게 좁히고 있을 가능성

을 살펴봐야 한다.


더 무서운 것은 ‘경력의 사다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여기서 진짜 문제가 시작된다.

기업이 경력직을 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질문이 하나 생긴다.

모든 회사가 경력직만 원한다면 미래의 경력직은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경력 5년인 사람도 처음에는 경력 0년이었다.

팀장도 신입사원 시절이 있었다.

전문가 역시 처음부터 전문가였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신입> 주니어> 중간관리자> 전문가

라는 경력의 사다리가 존재했다.

신입사원은 단순 업무를 하면서 회사의 시스템을 배우고, 실수하면서 경험을 쌓고, 점점 어려운 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가장 아래 단계의 일을 AI가 담당한다면 어떻게 될까?

신입이 경험을 쌓을 첫 번째 계단이 사라질 수 있다.


“경력자를 뽑겠습니다”

기업 채용공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경력 2년 이상 우대.

관련 실무 경험 필수.

즉시 업무 가능자 우대.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교육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생산성을 빨리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청년 입장에서는 이상한 문제가 발생한다.

취업하려면 경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경력을 만들려면 먼저 취업해야 한다.

결국 청년은 경력이라는 닫힌 문 앞에 서게 된다.

AI가 이 구조를 더욱 강화한다면 앞으로 취업시장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단순한 일자리 숫자가 아니라

‘첫 경력을 어디에서 만들 것인가’​가 될 수 있다.


‘쉬었음’ 청년 문제와도 연결된다

취업 준비가 길어지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취업활동을 한다.

서류를 넣는다.

시험을 준비한다.

면접을 본다.

하지만 계속 실패하면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적극적인 구직활동 자체를 멈출 수도 있다.

그래서 청년고용 문제는 단순히 실업률 숫자만 봐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취업시장 밖으로 밀려나 ‘쉬었음’ 상태로 이동하는 청년​까지 살펴봐야 한다.

결국

신입채용 감소> 취업 준비기간 증가> 첫 취업 연령 상승> 경력 축적 지연

> 소득 증가 지연> 결혼·주거·출산 등 인생 계획 지연

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청년 취업문제가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는 이유다.


AI 때문에 일자리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미래가 비관적이기만 할까?

그렇지는 않다.

AI가 없애는 업무가 있다면 새로운 업무와 산업도 생길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AI 인력시장분석에서는 국내 AI 관련 인력이 빠르게 증가했고, 기업들의 AI 인재 수요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국내 AI 인력은 약 5만 7천 명으로 추정됐으며 AI 역량을 가진 근로자의 임금 프리미엄도 약 6%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69.0%, 중견기업의 68.7%가 AI 인력 채용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즉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 신입사원 자리는 줄어드는데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의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앞으로 중요한 능력은 ‘AI를 이기는 능력’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한다.

“AI보다 잘해야 살아남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간이 AI보다 빠르게 문서를 요약하고 더 많은 자료를 검색하려고 경쟁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AI를 활용해 더 높은 수준의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만든 보고서에서 오류를 찾아내고,

어떤 데이터를 사용할지 판단하고,

고객과 협상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최종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AI가 답을 만드는 시대에는 오히려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가?”

를 아는 사람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기업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입채용을 줄이는 것이 단기적으로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생긴다.

신입을 뽑지 않으면 몇 년 뒤 중간급 인력이 부족해진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면 관리자와 전문가 후보도 부족해진다.

모든 기업이 다른 회사가 키워놓은 경력자만 데려오려고 한다면 노동시장 전체에서는

경력자를 만들어내는 시스템 자체가 약해진다.

한국은행 역시 이런 이유로 기존의 초급 일자리를 무조건 보존하기보다 청년들이 AI와 함께 일하면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새로운 ‘경력 사다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기업 내 교육, 멘토링, 직무훈련, 현장형 인턴십, 도제식 훈련, AI 활용형 신입직무.

이런 시스템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정부도 ‘AI 시대의 사회계약’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이 알아서 대비해야 하는 취업 문제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9월 9일 ‘AI 시대 새로운 사회계약을 위한 녹서 논의체’​를 공식 출범시켰다.

노동계와 기업, 청년,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논의를 진행한다.

주제에는

AI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노동 형태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사회안전망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AI로 높아진 생산성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같은 질문이 포함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AI 문제를 단순한 기술산업 정책이 아니라 노동과 사회구조의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대학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AI 시대에 대학이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기업은 점점

“무엇을 알고 있는가?”

보다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 교육 역시 실제 프로젝트와 기업 협업, 현장실습, AI 활용능력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졸업할 때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학점뿐 아니라

“나는 실제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 봤다.”

라고 보여줄 수 있는 경험이다.

앞으로는 졸업장과 함께 첫 번째 경력을 만들어주는 대학의 경쟁력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신입사원에게 AI는 적일까, 무기일까?

여기서 흥미로운 역설이 생긴다.

AI 때문에 신입사원 채용이 줄어들 수 있지만,

동시에 AI는 신입사원에게 엄청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신입과 10년 차 직원의 지식 격차가 매우 컸다.

하지만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신입도 빠르게 자료를 조사하고 코드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만들고 새로운 분야를 학습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경쟁은

사람 vs AI

가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 vs AI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

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연구에서도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자동화 방식보다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때 청년고용 감소가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AI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소멸’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AI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없앨 것인지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어쩌면 더 먼저 나타나는 문제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

경력의 시작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기업에는 10년차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10년 뒤 10년차 전문가가 존재하려면 오늘 누군가는 신입사원으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AI 시대에 우리가 정말 고민해야 할 질문은

“AI가 몇 개의 일자리를 없앨 것인가?” 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 수 있다.

“AI 시대의 청년은 어디에서 첫 번째 경력을 만들 것인가?”


AI가 직원을 해고하는 것보다 무서운 것

대규모 해고는 눈에 보인다.

뉴스에 나온다.

통계에도 잡힌다.

사회도 빠르게 대응한다.

하지만 채용하지 않는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올해 100명을 뽑던 기업이 내년에 70명을 뽑아도 해고된 사람은 없다.

그저 30명의 기회가 사라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일이 수많은 기업에서 반복된다면 청년들에게는 거대한 변화가 된다.

AI 시대의 고용문제는 어쩌면

“누가 직장을 잃을 것인가?”

보다

“누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할 것인가?”

에서 먼저 시작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AI를 막는 것이 아니다.

AI 시대에도 청년들이 일을 시작하고, 경험을 쌓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력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AI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

기업도 AI를 사용할 것이다.

그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의 목표도 달라져야 한다.

AI로부터 일자리를 지키는 사회가 아니라, AI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사회.

앞으로 청년고용의 미래는 바로 여기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